심사평

 

심사위원 백시종 소설가조숙 수필가(글쓴이). 백성실 시인.

 

   옛 어른들은 흔히 요즘 사람들은 버릇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말은 다른 말로 대체하면 다름이고 창의성이다. 새로운 세대는 다른 사고와 의식을 가지고 옛것을 답습하려고 하지 않는다. 바야흐로 새로움이 각광받는 시대이다. 하지만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 사상과 전통 의복인 한복은 우리 정신의 원류이고 지지대이다.

 

   매년 [효녀 심청 전국 어린이 예술 공모전]을 개최하므로 어린이들에게 한복에 대한 각성을 일깨워 주는 본 공모전은 참으로 뜻깊은 행사이다. 빠르고 감각적인 것을 좋아할 어린이들이 깊이 생각해야 하고 한 글자씩 옮겨 적어야 하는 수고로움을 기꺼이 받아들인 마음도 어여쁘다. 고사리손을 독려하고 격려해 주었을 지도교사 선생님들의 노고도 치하하고 싶다.

 

   300여 편의 글을 받아들었다. 해를 거듭할수록 어린이들의 작품 수준이 높아져 간다. 작품 내용도 다채롭다. 동화. 동시. 설명문, 편지글과 환타지 소설을 흉내 낸 글 등 각각의 장르에 골고루 배치되었다. 간혹 모범답안처럼 보이는 작품도 있으나 그것이 바로 기교나 글재주를 부리지 않는 순수이다.

 

   심의 끝에 대상작으로 평택 부용 초등 정진우 어린이의 글을 앞에 놓는다. 원고지에 꾹꾹 눌러쓴 글씨와 긴 글을 끌고 나가는 우직함이 6학년 맏형답다. 아버지가 할아버지에게 행하는 효도의 모습을 보며 자신도 따라 할 것을 스스로에게 약속한다. 이 글을 읽으며 ’, ‘도 보고 배우는 것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어린이들의 글은 털 옷감처럼 따뜻하다. 쉽지 않은 주제인 한복을 글감으로 끌어안고 제 속에 있는 온기의 털실을 자아올려 작품을 만들어 낸 어린이들의 마음에 박수를 보낸다. 선에 든 어린이들에게는 어깨를 토닥거려주고 선에 들지 못한 어린이들에게는 격려의 악수를 건넨다.